7:17-24
현재의 상황 안에 하나님이 계신다

신대현 목사

새벽말씀 7:17~24 현재의 상황 안에 하나님이 함께 하십니다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무엇으로 규정되는가?

하나님의 부르심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주께서 각 사람에게”, “하나님이 각 사람을”, “각 사람이 부르심을 받은”이란 말들은 하나님의 부르심이 일어나는 ‘상황들’을 획일화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어떤 사람은 비천한 상황에서 하나님이 부르시고, 어떤 사람은 사회적 신분이 높은 상황에서 부르십니다. 신분이 높은 사람에게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었다고 해서 비천한 상황에서 부르심을 받은 자가 신분이 높은 자의 모습으로 변해가려 할 이유가 없습니다. 또 신분이 높은 자가 그 모든 상황을 버리고 빈민의 삶으로 뛰어 들어가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비천한 것도 아무것도 아니요 신분이 높은 것도 아무것도 아니되 오직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킬 따름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상황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모습으로 규정됩니다.

여기에는 양면적인 하나님의 사명이 나타납니다. 첫째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야 하는 사명이요, 둘째는 ‘현재 내가 처한 상황’이 하나님의 사명이 임하는 장소임을 알고 그 상황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하는 사명입니다. 이 양면적인 사명을 감당키 위해 그리스도인에게 무엇이 전제되어야 합니까?

그리스도인의 관점의 변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상황의 변화보다는 관점의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주 안에서 부르심을 받은 자는 종이라도 주께 속한 자유자요 또 이와 같이 자유자로 있을 때 부르심을 받은 자는 그리스도의 종이니라”(22절). 노예 신분이라는 상황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 신분을 보는 관점이 변했기 때문에 노예일지라도 그리스도께 속한 자유자로 자신을 여길 수 있으며, 또 자유인이라는 신분의 상황은 변함이 없으나 그 상황으로만 자신을 바라보지 않고 주님이 주시는 관점에서 자신을 그리스도의 종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자녀로 부름 받은 그리스도인은 상황 탓을 해서는 안 됩니다. 더 좋아질 상황만을 바라보고 현재를 탓하며 지내서는 안 됩니다. 더 좋은 것을 바라는 소망은 결코 현재의 불평으로부터 나올 수 없습니다.

바울은 “네가 종으로 있을 때 부르심을 받았느냐 염려하지 말라 그러나 자유할 수 있거든 차라리 사용하라”고 했습니다. 노예가 자유롭게 되고자 하는 소망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우나 그렇다고 해서 그 미래적인 바람 때문에 현재의 상황에 충실치 못하거나 불평을 하거나 염려를 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스도인은 더 좋은 것을 바랄 수 있고 또 그렇게 될 수 있는 상황이면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되 우선 현실에 충실한 모습이어야 합니다. 현실에 충실할 수 있는 근거는 그리스도인이 ‘사람들의 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사람에 매여 현실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자유할 수 있으나 하나님께서 그 자리로 부르셨기 때문에 그 현실을 감당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각각 부르심을 받은 그대로 “하나님과 함께”(24절) 현재 자리에 거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멀리에만 계시지 않고 각 그리스도인을 부르신 상황 가운데 함께 하십니다. 그리스도인은 소망을 멀리 두지 말고, 하나님의 관점으로 지금 상황을 보면서 부르심의 의미를 깨달아 가야 합니다. 상황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인 됨을 규정하려 하지 말고, 현재 상황에 임한 하나님의 부르심 안에서 그리스도인 됨을 발견해야 합니다. 지금 상황 안에 ‘내게 주어진 책임’이 있음을 깨달아야 하며, 그 책임을 수행하는 ‘내 곁에 하나님이 함께 거하고 계심’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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