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5-40
결혼, 무조건 해야 하는가?

신대현 목사

새벽말씀 7:25-40 상황을 분별하여 이치에 합하게 살아야 합니다

상황을 분별하여 이치에 합한 삶

바울은 결혼에 대해 얘기할 때 “주께 받은 계명”보다 충성된 주의 종으로서의 “의견”을 내놓았습니다(26절). 이것이 한 개인의 사견(私見)이 아님은 그가 하나님의 영을 받아 그분의 인도를 따랐기 때문입니다(40절). 결혼을 둘러싼 바울의 가르침은 그 당시 삶의 상황에 배경을 두고 있습니다. “임박한 환난을 인하여”(26절), “때가 단축하여진 고로”(29절)라는 표현은 그 상황을 암시합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가 당할 ‘어려움’이 멀리 있지 않고 그 시기가 단축되어 눈앞에 있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 상황은 어떤 것입니까? 그것은 성경에 기록된 대로 그 시대를 덮친 기근입니다, “그 중에 아가보라 하는 한 사람이 일어나 성령으로 말하되 천하가 크게 흉년 들리라 하더니 글라우디오 때 그렇게 되니라”(행 11,28). 고고학 자료들도 그 당시 식량 보급이 부족했음 말해 줍니다.

이 상황은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의 없어질 것을 변함없이 추구하여 결혼을 즐기며, 슬프고 기쁜 일에 매여 살며, 장사하는 것에 온 관심을 기울이며, 세상 물건을 쓰는 데에 정신이 팔려 있는 것은(29-31절) ‘영원한 것’을 바라고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모습이 될 수 없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상황을 분별하고 사는 자들이어야 했습니다. 바울은 자기의 한 말이 고린도 교회 성도들의 유익을 위한 것이지 올무를 놓으려 함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자기 의도는 그들로 하여금 “이치에 합하게 하여” 마음에 헛갈림이 없이 주를 섬기게 하려 함이었다고 밝힙니다(35절). 이치에 합한 삶은 어떤 상황의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 세상이 가치를 두는 표준에 맞추어 ‘정상적인’ 삶을 살려고 추구하지 않고 시대 상황의 흐름을 알고 그에 따라 영원한 것과 사라질 것에 대한 분명한 우선순위를 정하여 질서 있게 삶을 이끌어 가는 모습입니다.

우선순위가 분명한 그리스도인

어떤 상황에서도 그리스도인이 이치에 합하여 살기 위해서 바울이 내세운 판단 기준은 무엇입니까? “주를 기쁘시게 하는 것”, “주의 일을 염려하는 것”(32, 34절), “주를 섬기는 것”(35절), “주 안에서만”(39절)이란 표현이 말해주듯이 그 일관된 기준은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어떤 문제가 생길 때 그 문제 해결에서 ‘주님과의 관계’를 우선하여 생각하는 것입니다. 고린도 교회 상황은 한 예입니다. 기근이 닥치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고 모든 것이 핍절한 상태에서 영혼이 메마를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결혼의 낙을 즐겨야 하는가 아니면 홀로 지내며 주를 기쁘시게 하는 일을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결혼을 하는 자들에게는 즐거움만이 아니라 육신에 고난이 따릅니다(28절). 가정을 꾸려본 자이면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그렇다면 임박한 환난의 상황에서 결혼은 엎친대 덮친 격입니다. 누구라도 이런 상황이 되면 마음에 나뉨이 없이 온전히 주를 섬기기가 어려워집니다(35절).

물론 바울은 결혼이 ‘죄’가 아니라고 말합니다(28절). 그가 말하는 바는 결혼이 죄의 문제가 아니라 ‘우선순위’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더 잘하는 것이니라”(38절), “더욱 복이 있으리로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우리의 시대는 어떠합니까? 결혼하지 않은 처녀 총각들의 결혼이 과연 이치에 합할 만한 행동으로 여겨질 그런 시대입니까? 과부 된 자가 재혼하는 것이 정말 합당한 시대입니까? 시대의 범위를 한국 땅에 제한시켜 동일한 질문을 던진다면 어떤 답이 나올 수 있습니까? 개개의 가정 상황으로 제한시키면 어떤 답이 나올 수 있습니까? 주님을 섬기는 마음이 나뉠 수 있는 상황 곧 그리스도인으로서 이치에 합하여 살아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경우에서도 결혼이 여전히 가장 우선해야 할 만큼 의미가 있습니까? 개개 그리스도인은 ‘주님과 관계’에서 이 질문들을 던져보아야 합니다.

© OTNTFILE 신구약성경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