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께 복종케 하라

신대현 목사

새벽말씀 10:1~11 교만한 생각은 하나님이 무너뜨리십니다

영적 싸움의 실체, 사상 전쟁

영적 싸움의 ‘실체’는 무엇입니까? 영적 싸움은 세상 싸움과 달리 물리적이지 않습니다(3절, “우리가 세상에 있으나 세상이 행하는 식으로 싸움을 벌이지 않노라”). 그랬다면 하나님의 사역자들은 세상을 물리적으로 정복하는 것을 지상 과제로 삼아야 했습니다. 또한 눈에 드러나는 싸움이 아닐지라도 적어도 세상이 인정하는 기준을 따라 살았을 것입니다(2절, “육대로”[=이 세상의 기준대로]). 고린도 교회 성도들 중에는 바울을 물리적 기준에서 판단하는 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 눈에 바울의 삶이 차지 않았습니다. 당시 훌륭해 보이는 지혜자들이 얼마나 많이 있었습니까? 당당하게 지혜를 뽐내는 자들이 얼마나 많이 있었습니까? 바울을 보면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모습은 영 시원치 않았고(10절), 당당하기는커녕 사람들에게 내 몰리고 핍박을 당했습니다. 그들은 바울의 외모를 보고 그가 전하는 복음마저 별것 아닌 것으로 취급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말씀이 웅변을 잘한다고 사람들 마음에 파고들 성격의 것입니까? 포장을 잘해서 전달하면 할수록 복음의 진수는 가려지지 않습니까? 미사여구가 많고 인용문이 많고 제스처가 많을수록 복음은 진실에서 멀어지지 않습니까? 당시 스토아 철학자들은 지혜를 팔고 다녔습니다. 지혜는 그들의 생계 수단이었기에 어떡하든 사람들 귀에 솔깃한 말로 미끼를 던져야 했고, 사람들 필요에 합당하게 논리를 전개해 나가야 했습니다. 유명세를 타면 더 많은 사람들이 돈을 들고 가르침을 받으려고 나왔습니다. 이것은 사단이 쓰는 무기 중에 가장 강력한 것입니다. 사람들의 사상을 훔치는 것이 사단이 소유한 가장 견고한 진(陣)입니다. 사람들의 물리적 싸움은 사단에게 사상을 뺏겨서 일어나는 외관상의 현상이며, 영적 싸움의 실체는 ‘사상’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힘 곧 하나님의 강력은 그 사단의 견고한 진을 무너뜨리는 데에서 나타납니다(4절). 그 힘은 사단이 지배하는 사상을 무너뜨립니다. 바울은 이렇게 선포합니다, “모든 이론을 파하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하니”(5절). 여기에 영적 싸움의 실체가 있습니다. 영적 싸움의 실체는 ‘물리적인 세계’에 있지 않고 ‘생각’에 있습니다.

하나님을 아는 것

영적 싸움의 실체는 말씀 사역자에게 가장 본질적인 무기가 무엇인지를 알려 줍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 사단의 제 일 공격 목표는 ‘하나님을 전하는’ 모든 사역입니다. 사단은 교회 건축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사단은 성도들의 비즈니스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에 대해 생각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연구하며 복음을 복음대로 전하려는 자에겐 초미의 관심을 둡니다. 그 이유는 자기가 지배하는 사상들을 무너뜨리는 무서운 도전이기 때문입니다.

교회사를 보십시오. 가장 치열한 영적 전쟁은 ‘신학 논쟁’이었습니다. 그것은 교회의 내분으로 치부할 성격이 아닙니다. 그 내면을 보면 하나님 백성과 사단의 사상 전쟁이 있습니다. 그 전쟁에서 하나님 생각이 사단의 이론을 복종시켰기에 오늘의 복음이 있고 오늘의 그리스도인이 있습니다. 요즈음 사람들은 ‘신앙이 있으면 됐지 신학이 왜 필요해!’라고 가볍게 말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에 대한 사고(思考) 없이 성경을 보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신앙은 하나님의 대한 생각의 결론입니다. 종교개혁은 왜 일어났습니까? 신앙 때문이었습니까? 아닙니다. 신학으로 인해 일어났습니다. 종교 개혁은 ‘사상 전쟁’이었습니다.

오늘날 사단이 쓰는 무기는 성도들로 하여금 ‘하나님 말씀에 대한 생각(=묵상)’을 어렵고 귀찮은 일로 여기게 하는 것입니다. 목회자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단은 목회자들이 웅변, 학위‘증’, 행정‘력’ 등으로 하나님 말씀에 대한 깊은 사고를 대체하게 만듭니다. 부수적인 것으로 본질을 대체하게 만듭니다. 그들에게서 ‘신학’ 곧 하나님을 알아 가는 연구를 앗아갑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왜 멸망했는지 보면 오늘날 성도들을 넘어뜨리는 사단의 무기를 더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없어서 망했습니다(호 4:6, 참조 사 1:3; 5:13; 렘 4:22; 8:7). 그들에겐 하나님에 대한 생각이 없었습니다. 이것을 안다면 목회자들은 하나님 말씀에 대한 바른 신학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 말씀을 연구하고 그 안에서 하나님 생각을 발견하고 옳게 정립하여 세상이 도전하는 사상에 맞서 하나님 생각을 분명하게 내세우고 선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성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성경을 어떤 책보다 귀하게 여기고, 그 말씀을 묵상해야 합니다. 좋아하는 구절만 늘 대하고, 목회자의 설교에만 의존하여 신앙 생활하는 것은 성도로서 가장 ‘비참한’ 삶입니다. 단지 읽는 것만 아니고, 한 구절 한 구절의 메시지를 발견해 가려하면 육십 육 권의 말씀이 결코 적지 않습니다. 그런대도 그렇게 느릿느릿 한 쪽 넘기기를 힘들어해서야… 과연 사람의 인생이 그렇게 여유롭게 행동해도 될 만큼 천년만년 남아 있습니까? 인생을 마치고 하나님 앞에 갈 때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형상인 나 자신’과 ‘내 안에 쌓은 하나님의 지식’ 뿐입니다.

사단을 대적한답시고 냅다 소리만 쳐서 될 일이 아닙니다. 소리는 더 크게 낼 수 있을지라도 머리가 비어 있다면 어떻게 세상 사상을 대적할 수 있습니까? 그리스도인들에게 ‘논쟁’이 필요해서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논쟁(argument;=“이론”)’은 사단의 무기입니다. 논쟁은 아무 소득 없는 말싸움입니다. 이것은 그리스도인이 파(破)해야 하고 그리스도께 복종시켜야 할 것입니다. 바울이 말싸움을 무기로 삼았다면 그가 무엇 때문에 자기를 판단하는 자를 향해 담대히 대하지 않고 ‘온유와 관용으로 권면했습니까?’(1절) 무엇 때문에 복종치 않는 것을 먼저 벌하지 않고, 복종이 온전히 될 때를 기다렸습니까?(6절)

모든 이론을 파하고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하는 일은(5절) 우리가 하나님 말씀을 분명히 깨닫고 이를 통해 하나님을 알아 복음을 가감 없이 명확하게 전하며 하나님 말씀의 메시지를 성경적으로 정리할 수 있을 때 가능합니다. 그리스도인에게는 말싸움이 아니라 복음을 바르게 정립한 논리가 있어야 합니다. 바울의 서신들을 보십시오. 얼마나 복음을 논리적으로 변호했습니까? 이 모든 일은 성령을 의지하지 않고 불가능합니다. 성령 학교에서 겸비한 모습일 때 우리는 사단의 사상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신학이 있는 목회자,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있는 성도들, 이들이 존재하는 한 모든 이론과 모든 세상의 가치 기준과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께 내어 드리는 자들의 행렬이 끊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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