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7-10:3
부림의 기쁨

신대현 목사

운명이여 네가 어디 있느냐

아달 월 십사일과 십오일은 부림절이다. 부림은 '제비(lot)'란 뜻의 히브리어 부르의 복수형이다. 하만이 유대인을 멸하기로 결심하고 제비를 뽑아 날을 잡았으나 상황이 뒤집혀서 유대인들이 하만과 그 무리를 멸하게 된 날을 기념하여 이 두 날을 부림으로 불렀다. 그래서 부림이란 말에는 운명을 거부하는 도전적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다.

한 때의 슬픔과 한 때의 애통은 극복되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세상의 돌아가는 정세로 봐서는 전혀 그것이 운명인양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보였다. 그러나 주의 백성에게는 '운명'이 삶의 족쇄가 될 수 없었다. 주의 백성의 삶은 현실에 묶이지 않으며 항상 앞을 향해 진행해 가며 하나님의 뜻에 이르기까지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궁극의 뜻에는 기쁨이 있고 평안함이 있고 즐거움이 있으며 길함이 있기 때문에 운명이란 단어는 그리스도인의 생각을 묶어 놓는 닻이 될 수 없다. 

운명을 떨쳐버린 자들에겐 자연스러운 관용이 흘러나온다. 서로를 돌아보게 되며 구제함이 삶의 부분이 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더 이상 세상 가치관이 생각의 뿌리가 되지 않고 하나님의 역동하는 구원의 풍성함이 생의 관점을 이끌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승리

진정한 존대와 사랑은 이러한 자의 마땅히 받을 상급이다. 왜냐하면 그의 삶의 움직임은 "형제를 온전케 하며 그로 섬김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그 결과 서로가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 가는 데로" 향해 있기 때문이다(엡 4:12). 

하나님의 공의는 결국 승리한다. 혈과 육을 대하여 싸우지 않고 하나님의 성령에 의지하여 어두움의 정사와 권세를 대적하며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하며 나아가는 자에게 하나님은 당신의 승리를 함께 맛보아 알게 하신다. 부림을 맞으며 가졌던 에스더의 그 기쁨, 모르드개의 그 기쁨, 그것은 또한 우리가 동일하게 느낄 기쁨인 것이다.

기도

주님, 감사합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한 것이 주의 백성의 모습입니다. 현실에 부딪쳐 살아가지만 미래가 있는 백성이 주의 백성입니다. 부림의 기쁨을 형제들과 나누게 하시고 또한 우리의 모든 삶의 결과가 부림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OTNTFILE 신구약성경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