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배제된 기독교

예수님은 "양의 우리에 문으로 들어가지 아니하고 다른 데로 넘어가는 자는 절도요 강도"(1절)라고 했고, "나보다 먼저 온 자는 다 절도요 강도"(8절)라 했다. 그러면서 당신 자신을 '양의 문'으로 소개하셨다(7절). 언뜻 생각하기에 "예수님"하면 목자의 모습이 떠오르고, 더군다나 "양"을 얘기하는 정황에서는 더더욱 그러하지만, 선한 목자로 소개되는 예수님의 모습은 11절 이하에 나오며, 1-10절의 예수님은 '양의 문'으로 소개되었다. '목자'가 아닌 '양의 문'으로서의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본문의 메시지를 다시 읽으면 예수님이 의도하신 바를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1-10절의 예수님의 메시지는 양을 인도하는 자들을 그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메시지를 누구보다도 심각하게 받아야 할 자는 영적 지도자들이라고 하겠다.

먼저 "양의 우리에 문으로 들어가지 않는 자"는 예수님을 일절 배제하고 다른 방법으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다가가서 그들을 이끌려 하는 자들을 상징한다. 곧 바리새인들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들은 성경을 알되 전혀 예수님을 그 안에서 발견치 못하고 오직 규정들만 뽑아내어 백성들을 얽어매는 일을 했으며, 그럼으로써 하나님의 백성들을 예수님으로부터 빼앗는 절도를 자행했다. '나보다 먼저 온 자'는 여기저기서 혁명을 일으키어 스스로를 메시아로 내세웠던 자들을 암시한 말이다. 그들도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아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한 절도요 강도들이었다. 

그 당시만 그랬던 것이 아니다. 오늘날도 동일한 현상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예수님이 배제된 기독교는 그 존재자체가 무의미한데도 기독교라는 이름 하에 얼마나 많은 세상 원리들이 진리를 대변하고 있는 지 모른다. 그런 원리들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들을 인도하려는 목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또한 자기가 이미 재림한 메시아라고 주장하며 예수님보다 먼저 와서 사람들을 미혹하는 사이비 이단 종파들도 부지기수이다. 그들은 사람들의 영혼을 도둑질하여 죽이고 끝내 멸망시킨다. 

진리의 음성을 발하는 목자

반면 참 양의 목자는 '문'으로 들어가서 양들을 만난다. 하나님의 참된 진리를 전하는 영적 지도자들은 절대 다른 통로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을 만나지도 않고, 문이 아닌 다른 데로 그들을 이끌어 나오지도 않는다. 시작도 '예수'요 끝도 '예수'이며, 그 중간의 모든 과정도 '예수'이다. 예수로 시작하고 예수로 말미암고 예수로 끝난다. 양의 문은 예수님이기 때문에 참 목자는 절대로 양들의 출입하는 문이 다른 곳이 되지 않게 하며, 오직 양들이 예수님을 통해서만 출입하도록 인도하는 것이다. 그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9절의 예수님의 말씀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문이니 누구든지 나로 말미암아 들어가면 구원을 얻고 또는 들어가며 나오며 꼴을 얻으리라". 하나님의 백성들을 이끄는 지도자가 '그 문'을 잃어버리거나 그 문으로 양들의 출입을 삼지 않을 때에 양들은 꼴을 먹지 못해 핍절해 버리며, 심지어는 구원을 전혀 체험치 못하는 일도 생겨날 수 있다. 예수님을 잃은 교회는 입구를 잃은 혹은 입구가 없는 교회이다. 사람들은 오가지만 건물 안팎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것일 뿐 영적인 눈으로 보면 입구를 찾지 못해 벽을 더듬는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참 백성들은 그런 목자를 따라가지 않는다고 예수님은 말했다. 목자가 엉뚱한 소리를 하고 진리와 반대되는 길로 이끌어도 그런 지도자의 교육을 받는 것에 무감각해 있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참 양들이 아니거나 아직 아니다. 종교성만 키워가고 있을 뿐 전혀 진리에는 무지한 사람들이란 얘기이다. 자기 영혼을 도둑질 당해도 별스럽게 대들 이유를 찾지 못하고 따라가고 있다는 얘기이다. 이는 얼마든지 어떤 소리에도 따라갈 수 있다는 얘기인데... 오늘날 심각한 병적 현상을 생각나게 해 준다. 곧 '화평'라는 미명 하에 타종교와 손을 잡고 있는 기독교 세력들의 움직임이다. 타종교뿐만 아니라 민족의 혼을 살린다하여 샤머니즘을 기독교에 접목시키는 일도 있고, 사회 개혁을 선도한다고 하여 저항 세력들을 키워내는 일도 있다. 이 모두는 예수님도 하지 않는 일이 아닌가... 

'양의 문인 예수님'을 양들에게 가리킬 수 있는 목자들이 곳곳에 있기를 소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적 지도자들의 음성이 곧 '진리의 소리'여야 한다. '그 문'이 있는 곳을 가리킬 방도는 진리의 소리를 내는 것밖에는 없다. 양들을 인도하여 그 문으로 출입케 하는 유일한 길은 진리를 얘기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어떤 목자라도 금새 '타인의 소리'를 내게 되어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참 백성은 타인의 소리에는 반응치 않으며, 오히려 그 소리를 듣고 도망한다(5절). 혹 교회에 교인들이 줄고 있다고 염려하는 목자가 있는가. 교인들이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을 인위적으로 막으려하기 전에 자신의 입에서 '타인의 음성'이 나오고 있는 지 살펴볼 일이다.

주님, 양의 문은 주님이십니다. 어떤 사람도 주님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영적인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양들을 진리로 인도하기에 수고를 아끼지 않는 자들이 되게 하시고, 결코 자기 목소리로 진리를 대신하는 자들이 없게 하여 주시길 원합니다. 이 땅의 모든 교회들의 성도들이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들어가 구원을 얻고 또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들어가며 나오며 꼴을 얻을 수 있게 하여 주시길 원합니다. 그러기 위하여 하나님의 진리를 품은 목자들로 하여금 교회들을 이끌게 하시고, 영혼을 절도하고 도둑질하는 자들은 교회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