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15
성령을 드러내는 그리스도인

신대현 목사

예수님의 떠나 가시는 목적과 성령의 오심

베드로도, 도마도 예수님이 가시는 곳에 대해 한 번씩 의아해 하면서 질문을 했었다(13:36; 14:5). 그런데 예수님은 지금 이렇게 말씀하신다: '지금 내가 나를 보내신 이에게로 가는데 너희 중에서 나더러 어디로 가느냐 묻는 자가 없고 도리어 내가 이 말을 하므로 너희 마음에 근심이 가득하였도다'(5-6절). 그렇다면 이 말씀은 무슨 뜻인가?

베드로나 도마가 이전에 물었던 바 그들의 말이 내포하고 있는 뉘앙스는 '주님, 우릴 두고 어디로 가신다는 말입니까' 내지는 '주님 왜 저희들을 내버려두시고 가시려는 겁니까'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예수님이 가시는 '그 목적지'에 대한 관심보다는 자기들의 곁을 떠난다는 사실에 생각을 모으고 있었다. 상실감에 휩싸여 진지하게 예수님의 생애의 목적을 묻는 자는 진정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가시는 목적은 분명했다. 그가 가심은 '떠남'이 아니라 '영원한 거함을 위한 전제'였다. 잠시의 보혜사가 아니라 영원한 보혜사가 오는 길을 예비하는 준비였다(7절). 그리고 그 보혜사는 제자들에 대해서만 아니라 세상을 대해서도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 오시는 분이셨다. 

그러나 그분은 거처를 제자들 안에 두시기 때문에 세상을 대하여 행하시는 사역은 '제자들을 통한 사역이다. 여기에 그리스도인의 중요한 사명이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의 생각을 세상에 여과 없이 투과시키는 통로인 것이다. 그들의 삶이 곧 성령의 살아있는 메시지여야 하는 것이다. 성령은 진리의 영이시기 때문에 진리를 따라 살지 않고는 성령의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 더욱이 성령은 자의로 말하지 않고 오직 듣는 것을 말씀하시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의 문이 성경의 말씀에 열려있지 않으면 성령은 우리를 통해 말씀하실 수 없는 것이다.

또한 그 분은 장래 일을 우리에게 알리신다. 이것은 예언을 통해 미래를 알리는 의미가 아니라 성경에 기록된 약속 안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가르쳐 주셔서 우리로 하나님의 질서를 따르게 하신다는 의미이다. 그러하니 성령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성령을 좇아 행하지 않고서 인생을 보장하며 살 자가 누가 있겠는가.

세상을 책망하시는 성령의 사역

이렇듯 성령을 좇아 사는 우리를 통해 성령은 세상에 대해 하나님의 사역을 행하신다.

첫째는 죄에 대해 세상을 책망하신다. 그것은 그들이 예수님을 믿지 않는 것에 대한 책망이다(9절). 우리들이 복음을 전하는 일이 없고서야 어찌 세상이 책망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겠는가. 

둘째는 의에 대해 세상을 책망하신다. 의에 대하여라 함은 예수님이 아버지께로 가니 제자들이 다시 그를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이다(10절). 무슨 뜻인가. 제자들이 예수님을 다시 보지 못하게 된 사건은 십자가의 사건이 유일하다. 세상의 불의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에서 극명히 드러났고 동시에 하나님의 참 의(義/righteousness)도 십자가에서 가장 명백히 나타났다. 제자들은 십자가를 지신 예수를 믿는 자들이다. 요즈음은 슈퍼스타 예수도 등장하고 자칭 예수도 있고 심지어 사회 운동가도 예수를 자처하고 있는 판이다. 이런 세상에서 하나님의 의를 드러내어 세상을 책망하는 성령의 소리를 세상으로 듣게 하는 사역을 행할 자는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전하는 자뿐이리라.

셋째는 심판에 대해 세상을 책망하신다. 이는 이 세상 임금이 심판을 받은 것에 대해서이다(11절). 우리는 예수님의 이름의 권세로 악을 물리친다. 우리는 악에 눌려 사는 자들이 아니라 예수님의 승리를 선포하며 사는 자들이다. 세상의 어둠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물리치는 우리들의 모습은 이 세상의 임금 곧 사단의 세력이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심판을 당한 것을 증거하는 것이 된다.

이 모든 사역이 다 예수님의 사역이 아니었는가. 성령은 바로 우리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을 드러내기 위해 우리에게 오신 분이시다: "무릇 아버지께 있는 것은 다 내 것이라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그가 내 것을 가지고 너희에게 알리리라 하였노라"(15절).

우리 안에 지닌 보화는 바로 하나님의 영이다. 이보다 더 큰 보배가 어디 있는가. 우리 같은 모습 안에 하나님의 거룩한 영이 계시다니. 더욱이 그 분이 침묵하며 계시지 않고 역사하시는 분으로 계신다는 것은 우리의 인생으로 활기 있게 하고 의미있게 하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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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주님의 목적'을 묻는 자가 되게 해 주세요. 제 중심에서 주님을 보면 항상 저는 주님의 하시는 일을 제 이해 안에 가두게 됩니다. 주님이 궁극적으로 이루시려는 그 목적을 알게 될 때에 비로소 저는 성령의 온전한 거처가 되어 주님을 드러내는 통로가 됩니다. 주님 제 인생을 통해 세상을 향해 말씀하시려는 주님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말씀하세요. 그러기 위해 저로 항상 성령을 좇는 삶을 살 수 있게 힘을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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