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5-27
목자 잃은 양들

신대현 목사

세 부류의 길 잃은 양

예수님을 잡으러 왔던 자들 앞에서 검을 빼들고 혈기를 나타냈던 베드로는 잡혀가는 예수를 보면서 먼발치에서 꼬리 감춘 개 모양으로 졸졸 따라갔다. 또 다른 제자는 대제사장과 안면이 있어서 베드로와는 달리 안 뜰까지 따라 들어갈 수 있었다. 나머지 제자들은 도망쳐버린 것인지 언급이 없다. 

여기서 우리는 목자 잃은 세 부류의 양들을 본다. 하나는 아예 도망쳐서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는 양들이요, 다른 하나는 목자를 좇기는 하나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행여 자기 신분이 드러날세라 조심하며 누가 신분을 들춰내려고 찔러볼 때면 눈을 부라리고 부인하는 양이요, 마지막은 목자와의 관계 안에서 목자를 좇기보다는 인맥을 통해 상황에 임하며 전혀 어떤 일에도 앞으로 나서지 않는 양이다. 이 모두가 목자 잃은 처참한 양들의 모습들이다. 

윤리와 진리

그러한 양들 앞에서 목자는 어떤 모습이었는가. 그는 양들과는 달리 당당했다. 그에겐 감추는 것이 없었다. 사실이 그랬다. 우리 주님은 이 땅에서 천국의 소식을 만인 앞에서 공포하였고, 회당에서는 이사야의 글에 쓰인 구원의 아름다운 소식이 오늘날 응하였음을 선포했다(눅 4:16-22). 예수님은 은밀히 뒷구멍으로 진리를 전달하러 오신 분이 아니었다. 

이단의 가르침들의 공통점은 겉으로 드러내는 것과 속으로 가르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구린 것이 있는데 그러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예수님은 다르다. 더 알아 가면 알수록 이미 전해 들었던 진리가 더 명백히 깨달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를 심문하던 자들에겐 예수님의 진리의 증거보다는 '윤리'에 더 신경을 쓰고 있었다. 예수님의 말의 내용보다는 대제사장을 대하는 말의 태도에 발끈하여 예수를 친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진리를 잃어버린 곳에는 껍데기만 남을 뿐이다. 다른 사람을 결박하기는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자기 권위를 내려놓고 진리 앞에 솔직해 보려는 데에는 인색하다.

대제사장이라는 게 도대체 하나님 앞에서 뭐란 말인가. 하나님을 발아래 두고 심문하고 있는 참람함이란... 과연 오늘날 우리들 가운데 이런 모습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윤리보다는 '진리'를 붙드는 교회이어야 한다. 권위보다는 섬김을 배우는 교회이어야 한다. 예수님을 잃은 교회는 제각기 흩어질 뿐이다. 오합지졸의 교회가 무슨 천국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겐가. 천국이 오합지졸이란 인상만 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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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주님을 잃어버린 교회는 제각기 갈 길로 가버립니다. 주님이 핍박을 당하는 현장에서도 방관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중심에 모신 자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어느 곳에서든 당당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주님이 세상을 당해 굽히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주님, 길 잃은 교회를 회복하소서. 두려워 떠는 자에게 용기를 주소서. 주의 교회를 흔들 세상이 없습니다. 겉으로는 교회가 세상의 침을 당하는 것 같지만 그러나 주님의 공의는 살아있어서 반드시 불의를 제하고 만인 앞에 하나님의 의를 드러낼 줄 믿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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