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1-30
영의 눈이 멀지 않았습니까?

신대현 목사

발람의 가는 길을 막으신 하나님은 막으신 후에 35절에서 다시 가라는 말씀을 하신다. 이는 20절의 반복이다. 20절과 35절의 가라는 하나님의 말씀 사이에 하나님의 막으시는 사건이 나오는 의미는 무엇이겠는가? 과연 무엇을 가르쳐 주려 하신 것인가? 심지어 나귀의 입을 열어서까지 가르쳐 주시려 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30, 33절)
하나님은 모든 것을 통해서 당신의 존재를 나타내실 수 있는 분이시다. 본문에는 나귀가 등장했지만 우리 주변에서 하나님의 뜻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나? 발람은 나귀가 얘기하는 것을 보면서도 그것을 이상히 여기기보다 나귀가 자기 말을 듣지 않는 것을 꾸중했다. 내 귀에 진리가 들릴 때에 그 진리를 받아들이는 나의 태도를 돌아보자. 나에겐 발람과 같은 모습은 없는가?

욕망의 길을 막는 하나님

발람은 모압 귀족을 따라 패역한 길을 떠났다. 발람이 타고 간 나귀는 여호와의 사자가 그것을 막으려고 선 것을 보나, 발람은 오로지 모압으로 가야 하는 목적으로 마음이 부산할 뿐, 지금 그에게 나타나 뜻을 전하려 하시는 하나님은 안중에 없었다. 여호와 하나님은 발람이 모압 사람들과 함께 가는 것을 허락하셨음에도(20절) 왜 막상 그가 그들과 함께 행할 때에는 그 행함을 인하여 진노하셔서 여호와의 사자로 그를 막으려 했을까. 이 사건이 있은 후 35절에는 "그 사람들과 함께 가라 내가 네게 이르는 말만 말할찌니라"는 20절에 나온 하나님의 말씀이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왜 막으신 후에 또 가라고 하신 것일까.

이로 보건대 발람이 모압으로 행하는 것을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은 하나님이 기쁨으로 그에게 그렇게 행하게 하신 것이 아니라 죄를 향해 가려는 발람의 의지를 그대로 내버려두신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발람이 그렇게 행하는 것에 대한 하나님의 심중(心中)이 드러난 사건이 바로 본문의 사건이다. 곧 패역한 길(32절)을 보는 하나님의 마음에는 진노가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신 것이다. 하나님은 그 길로 가려는 발람을 그 욕망대로 내버려두셨지만 여호와의 사자를 보내어 그를 막으심으로써 그 길은 하나님의 진노를 일으키는 길이며, 만에 하나 그 길을 가면서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죽음이 따른다는 사실을 분명히 가르쳐주셨다. 

그러나 발람의 욕망이 얼마나 컸으며 그의 눈이 얼마나 어두웠던지 나귀가 하는 말에 대답을 하면서도 나귀가 말을 한다는 사실을 전혀 놀랍게 느끼지 않고 있을뿐더러 오히려 모압으로 가야만 하는 목적을 거역한 것에 대해 나귀를 겁주고 있는 것을 본다. 참으로 사람이 영의 눈을 잃으면 이렇게 둔해지는가 보다.

하나님이 이 세대를 이렇게 내버려두시는 것은 결코 이 세대의 '욕정'을 인정하시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이 세대에는 하나님의 진노가 머물러 있다. 이 패역한 세대에서 오직 살아남을 길은 '하나님의 말씀이 명하신 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이 세상의 패역한 길을 똑 같이 따르려 할 때 하나님은 그 길을 막으시며, '나귀 입을 여셔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 백성의 삶의 주변에 있는 어떠한 것을 통해서도 그 길의 패역함을 가르쳐 주신다.

진리는 진리대로...

영의 눈을 잃은 자라도 변개할 수 없는 사실이 있다면 어떤 자도 하나님의 명령을 전할 때는 그 명령대로 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나귀의 입을 열어 말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은 당신의 뜻하신 바를 선포하는 분이시며 그 선포 앞에서는 어떤 피조물이라도, 심지어 나귀라도 자기 입을 놀릴 수 없고 하나님의 메시지를 선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리신 것이다. 이는 이후 발람이 이스라엘을 향해 축복만을 선포해야 했던 사실 가운데에서도 재차 확인되었다.

하나님은 이처럼 모든 것을 통해서 하나님의 존재를 가르쳐 주실 수 있는 분이다. 내 눈은 과연 매 순간 놓치지 않고 하나님의 존재를 보는가? 또 오늘 하나님은 나에게 어떤 상황, 어떤 만나는 사람, 어떤 일을 통해서 당신의 기뻐하시는 길을 보여 주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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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발람은 여호와 하나님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였지만 자신의 욕망의 소리 앞에서는 주님의 소리를 가벼이 여겼던 자였습니다. 제 안에도 세상을 향한 욕망이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 저는 그 길이 저를 패역으로 끌고 가는 길인 것을 압니다. 그 욕망의 길을 막아 주세요. 아버지의 말씀을 통해서 아버지의 생각을 가르쳐주시고 저의 생각의 방향의 실체를 깨닫게 해 주셔서 아버지의 기뻐하시는 길로 매 순간 돌이킬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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