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내용
이스라엘 백성들은 매일 드리는 번제 이외에 매 안식일에 예물을 여호와께 드려야 했다. 또 월삭과 출애굽에서 구원받은 날을 기념하는 유월절과 무교절, 그리고 처음 익은 열매를 드리는 칠칠절에도 성회로 모이고 아무 노동도 하지 말며 예물을 여호와께 드려야 했다.
메시지와 적용
어제 본문에는 상번제 곧 매일 아침저녁으로 드리는 번제에 대한 규례가 나왔다. 이스라엘이 드리는 상번제는 하루의 시작과 하루의 마침을 '그들 가운데 임재해 계신' 하나님과 함께 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오늘 본문에는 하루의 시작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다양한 '시작들'이 있음을 가르쳐 준다. 먼저는 안식일이다. 제 칠일에 안식하며 아무 노동도 하지 않고 하나님을 찾아 예물을 드리는 날이다. 안식일의 유래는 창세기 2장 3절에 나온다. 하나님은 육일 동안 천지를 창조하시고 제 칠일에 안식하셨다. 그래서 하나님의 백성들도 하나님을 따라 제 칠일에 안식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이 있다. 하나님은 육일 동안 일하시고 제 칠일에 안식하셨기 때문에 하나님 편에서 안식일은 모든 노동의 완성이다. 그러나 사람 편에서 안식일은 아담이 육일 째 창조된 이후 '아직 노동을 시작하기 이전에' 하나님과 함께 누렸던 날이다. 육일 째 창조된 아담에게 하나님께서는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는 명령을 주셨지만, 아담은 그 명령을 받은 후 바로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안식하신 제 칠일에 먼저 그 안식을 함께 누렸던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삶의 출발이 '하나님과 함께 하는 안식'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 사람이 하나님과 함께 안식하지 않을 때, 그에게 부여된 사명은 결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노동'이 되지 않고, 하나님의 질서에 어긋나는 일들이 된다. 이는 마치 한 주의 삶을 안식일을 포함한 칠일 터울로 돌리지 않고, '노동'만이 있는 육일 터울로 돌려서 자기 멋대로의 시간 질서를 만들어 냄으로써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와 기한'의 질서를 벗어나 혼돈으로 다시 돌아가는 결과를 낳는 모습과 같다.
하나님께 드려지는 주일 하루는 우리의 '노동의 쉼'으로서만이 아니라 '우리의 새 삶의 시작'으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날이다. '지킨다'는 것은 율법으로가 아니라 그 날이 하나님의 날이요, 나의 날이 아니란 사실을 알고 내 삶의 출발이 하나님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의미에서이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주님과 하루를 시작하고 맺으며, 매 한 주일의 삶을 주님과 교제함으로 시작하는 하나님의 백성의 삶에는 '하나님으로 충만한 삶의 열매들'이 맺어지게 된다. '하나님으로 충만한 삶의 열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열매이겠는가! 주변의 아름다운 것들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것은 이내 '내 밖의 것'으로 멀어지지만, 내 안에 계신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내 안의 아름다움'으로 충만하게 맺어질 그 열매들을 생각하면 하나님과 함께 시작하는 날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안식일만 아니라 또 다른 출발의 날이 있다. 매월의 첫 날 곧 월삭이다. 하루의 시작, 일주일의 시작 그리고 한 달의 시작! 하나님은 참으로 우리의 심성을 잘 아시는 분이시다. 우리는 얼마나 흐트러지기 쉬운 자들인가! 그런데 우리의 모습이 쉽게 흐트러질 수 있는 만큼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시작들을 규칙적으로 우리에게 주신다.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데로 내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자.
또 다른 중요한 시작이 있다.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온 날을 기념하는 유월절과 무교절이 그것이다. 죽음이 이스라엘을 넘어가게 하시고, 구원이 급하고 신속하여 음식을 익히거나 부풀리지 않고 먹게 하신 것을 기념한 날이 유월절과 무교절이다. 정월 일일이 아니라 정월 십사일이 유월절로 제정된 것은 그 날이 보름이기 때문이다. 달이 가장 밝은 날에 이스라엘의 구원을 이루신 것이다. 그리고 그 구원의 날이 있는 달을 정월로 정해 주셨다.
내가 주님께 구원을 받은 날! 그 날은 나만의 유월절이요 나만의 무교절이다. 나를 사망에서 건지시되, 지체치 않으시고 빼내신 주님의 은혜의 날! 그 날은 하루만이 아니라 내가 그 사건을 기억하는 모든 날이 나에겐 유월절이요 무교절이다.
마지막으로는 칠칠절이 소개된다. 칠칠절은 처음 익은 열매를 드리는 날이다. 이것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시작의 날'인 것을 알 수 있다. 가을에 있을 추수에 앞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칠칠절에 봄에 수확한 열매를 먼저 주님께 드린다. 그래서 칠칠절은 가을에 있을 장막절을 예비하는 절기라고 할 수 있다. 칠칠절은 '오순절'이라고도 한다. 성령이 오순절에 임하신 것은 성령이 임하신 이후에 불일 듯 일어난 교회들의 수확을 시작한 의미를 가진다.
그렇다! 내 삶의 모든 처음 시작들을 하나님께 드리자. 하나님께서 어떤 일을 내 안에 새로 시작하려 하실 때에는 반드시 그 이후에 있을 더 큰 열매들을 내 안에서 맺고자 하시는 뜻이 계시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미약한 시작'을 무시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물으며, 성실히 그리고 소중히 그 일을 가꾸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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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창조주 하나님. 모든 만물을 시작하시고, 저의 구원을 시작하신 주님. 저에게 넘치도록 충만한 '시작들'을 주시니 진실로 감사를 드립니다. 하루의 시작을 주시고, 일주일의 시작을 주시고, 한 달의 시작을 주시며, 구원의 시작과 모든 일의 시작을 주시는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주님께 '시작'이 있음은 반드시 그 '끝'이 있음과 '열매'가 있기 때문임을 확신합니다. 오늘도 주님이 시작하신 하루를 주님과 동행하며, 이 하루가 주님께서 채우려고 뜻하신 것들로 채워질 수 있는 날이 될 수 있도록 힘쓰는 저의 모습이 되게 인도해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