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내용
서원은 파약하지 말고 반드시 하나님께 행해야 할 것이나, 자신의 위치가 다른 이의 권위에 속해 있는 경우, 특별히 가정에서의 위치가 가장이 아닌 경우 그 서원은 가장의 승인 하에서만 유효하며, 결코 개인적으로 행해질 성격의 것이 아니다.
메시지와 적용
사람들 간에 약속이 이뤄진 후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이다. 마찬가지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에 세워진 언약의 중심에도 '신뢰'는 본질적인 요소로 자리한다. 그리고 언약은 말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신뢰는 곧 그 사람의 말을 믿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신뢰하는 데에 있어서 말이 이처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말은 그 말을 한 사람의 인격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말하는 차원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서원'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가장 중심에서 나오는 인격'을 내어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곧 하나님 앞에서 행하는 서원은 자기의 인격을 걸고 하는 약속인 것이다. 그러기에 서원은 지키고 안 지키고의 문제가 될 수 없고, 그 입에서 나온 대로 다 행해져야 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서원' 자체보다는 그 서원을 누가 했느냐에 더 중점이 두어져 있다. 여기에는 '서원'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문제이며, 또 책임의 권한에 따라 서원의 절대성이 결정된다는 사실이 암시되어 있다.
남자가 절대적인 가정의 권위를 가지던 그 당시 문화에서 남자의 서원은 그 권위만큼 책임이 따랐다. 가장이 죽어 과부 된 자나 이혼을 당한 자는 가장과 동일한 책임을 가지고 서원을 지켜야 했다. 그러나 가장에게 속한 자의 서원은 가장의 승인이 절대적인 조건이었다. 또 결혼 전에 서원한 것이라도 결혼 후 남편에게 속하게 되면 남편의 승인이 그 서원의 전제가 되어야 했다.
이로 보건대 하나님의 언약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결코 개인의 자격으로 서있지 않고, 공동체 안에서의 위치와 권위에 따라 그 '책임'을 가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그들이 하나님께 서원하는 것도 경중이 달라진다.
나는 하나님의 공동체 안에서 어떤 위치와 어떤 권한을 가지고 있는가? 그 위치와 그 권한을 가지고 상대에게 말을 할 때에 나는 '신뢰'를 함께 전하고 있는가? 내가 하는 말에 어느 만큼의 무게 있는 책임을 실어서 상대에게 전하고 있는가? 더욱이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나의 강한 의지를 담은 약속을 한다고 할 때, 나는 내 인격을 걸고 그런 말을 하는가? 또 이 모든 말을 할 때 나는 개인으로 행동하고 있는가? 혹 나보다 더 권위 있는 자에게 순종하지 않고 내 생각대로 내 행동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건대 내 말에 내 행동이 얼마나 따르고 있는지, 그리고 하나님의 교회의 일원이 아니라 한 개인으로만 행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 자신을 돌아보면 참으로 두려운 일이다.
주님이 당신의 약속을 내게 신실하게 지키시듯이 나도 주께 대해 그래야 하며, 형제에 대해서도 동일한 모습이어야 할 것이다. 더욱이 내 책임이 어떠한지를 돌아보아 경솔하거나 개인적으로 삶을 몰아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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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님, 서원하는 것은 하나님과의 자발적이고 의지적인 약속이며, 자신의 인격을 걸고 약속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하나님을 얼마나 신뢰하고 따르고 있는지의 모습이 반영됩니다. 또 서원은 다름 사람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만의 생각으로 서원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일원 안에서 제 생각이 검증되어야 하며, 책임이 많이 주어진 자일수록 자기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주님, 항상 저의 말과 행동을 조심스럽게 살피게 하시고, 주님의 신실하신 성품을 제 삶에 닮게 해 주시며, 어떤 일이라도 경솔히 행하지 않게 인도해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