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에 임하는 그리스도인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

1. 그리스도인은 깨어있을 때에 기도할 수 있다.

수많은 뉴스가 우리의 관심을 모은다. 뉴스는 역사이며, 그것 배후에는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뉴스를 들을 때 영적인 시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 성의 훼파 소식을 들었다. 그것은 단지 무너진 성 얘기가 아니었고, 백성들의 신앙회복이 좌절된 것을 알리는 소식이었다(스 4장). 이 뉴스는 느헤미야에게 더 심각하게 들렸다. 그 소식을 듣고 그는 마음이 동(動)하여 앉아 울며 기도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내게만 더 심각하게 들리는 뉴스가 있다면 거기에는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언제나 정황(Context) 가운데 임하기 때문에 들리는 뉴스는 그냥 흘려보낼 것들이 아니다. 그 부르심은 기도의 부르심일 수 있고, 직위와 훈련받은 내용이 따라줄 때에는 사명의 부르심일 수 있다. 때로 사람들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더 크게 응답하기 위해 신분의 수직 상승을 꾀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필요로 하는 사람은 수직 서열이 높은 사람이 아니라 '분야'에서 준비된 그릇이다. 집에는 금, 은, 동 그릇이 있는가 하면 용도에 따라 나무와 질그릇도 있는데 주인의 쓰임 받는 그릇이 되느냐 아니냐의 기준은 '깨끗함'에 있다(딤후 2:20-21). '천한 목적'을 버리게 되면 깨끗한 그릇으로 준비되어 쓰임을 받는다. 그릇에 바른 내용이 담기는 것, 자기 내용이 아닌 것은 담지 않는 것 이것이 주인의 쓰기에 합당하게 준비된 그릇의 모습이다. 느헤미야는 자기가 왜 지금 이 신분인지를 생각했고, 자기 신분에서 요구되는 하나님의 일이 무엇인지를 영적인 시야로 보았으며, 그것을 구체적인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 기도에 들어간 것이다.

가로되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 크고 두려우신 하나님이여 주를 사랑하고 주의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 언약을 지키시며 긍휼을 베푸시는 주여 간구하나이다

- 느헤미야 1:5

2.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헌신된 기도'여야 한다.

느헤미야는 '수일 동안' 기도했다. 수일이란 말이 짧은 뉘앙스를 담고 있지만 실제는 4개월 여의 기간이었다(1:1; 2:1). 이러한 지속적인 기도는 헌신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의 헌신은 금식하며 기도하는 모습으로 더 확인된다. 금식은 '하나님을 향해' 나를 여는 것이다. 나의 생각과 소망을 여는 것이 금식이다. 방향 없는 금식은 고행에 불과하지만 하나님을 향하는 금식은 '헌신된 내면'에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채워준다. 느헤미야의 마음을 채워 기도로 고백되어 나온 것은 '크고 두려운 하나님(the great and awesome God)'(5절), 주를 사랑하고 주의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 언약을 지키시며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이었다. 여기에는 믿는 백성의 변할 수 없는 삶의 질서를 담은 고백이 엿보인다. 그것은 '주를 사랑함'이 모든 행함에 우선하는 질서이다. 행함은 사랑함의 열매일 뿐 사랑함에 앞서는 의무가 아니다. 느헤미야의 헌신된 기도는 의무가 동기가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함이 간절히 표현된 것이다. 또 주를 사랑하는 그의 기도에는 이웃 사랑이 묻어 있다. 곧 느헤미야의 기도에는 다른 사람을 향한 비난이 없고 오히려 형제와의 일치가 있는 것이다: '나와 나의 아비 집이 범죄하여'(6절).

3.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목표가 있는 기도여야 한다.

기도는 내 뜻을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게 해 준다. 기도 안에서는 내 뜻이 고백되고, 그에 따른 주의 뜻이 생각에 떠오른다. 느헤미야는 '옛적에 주께서 주의 종 모세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하신 말씀을 이제 청컨대 기억하옵소서'라고 기도했다(8, 9절). 이렇게 기도한 것은 하나님께서 기억을 못하시기 때문이 아니라 느헤미야가 비로소 기도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그것에 자기 뜻을 부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 하려면 먼저 하나님의 약속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말씀의 묵상이 있는 자에게만 주의 뜻에 부합하는 '목표 있는 기도'가 가능하다고 하겠다. 그리고 그 '목표'는 형제들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종의 기도와 주의 이름을 경외하기를 기뻐하는 종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비전을 나눌 수 없는 기도의 목표는 독단적일 수 있다. 아내는 남편과 남편은 아내와 형제는 다른 형제들과 비전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혼자 세워 가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목표가 분명하고 나눌 수 있는 것이라고 해도 때와 방법은 하나님의 손에 맡길 수 있어야 한다. 곧 주께 모든 진행을 맡길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11절). 타깃이 분명하다고 해서 '이대로 하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은 여전히 내 뜻을 관철하는 것이다. 느헤미야는 '이 사람 앞에서 은혜를 입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면서 구체적인 목표를 하나님께 맡기었다. 곧 왕의 마음을 움직일 시간과 방법을 하나님께 전적으로 드린 것이다. 주께 맡기는 기도는 삶으로 연장되어 '하나님의 질서'를 따르는 순종으로까지 발전하는 것이다.

메시지를 닫으며...

부르심에 깨어있고, 하나님을 향해 열려있으며, 주의 뜻에 생각이 합하여 목표를 구하는 자에게는 오히려 하나님이 그 사람을 향해 '간구하시는 명령'으로 응답하신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 33:3). 이 약속을 따라 우리는 기도로 하나님의 비밀을 열어 가는 자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역사를 바꾸려 하는 교만하고 어리석은 자가 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를 열어가면서 또한 나의 내일을 열어 가는 자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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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주님, 느헤미야를 통해 저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의 요구가 무엇인지 깨닫습니다. 제게만 특별히 심각하게 들려오는 소식에는 하나님의 음성이 담겨있고, 그 안에는 제 기도 제목이 있으며, 또 저만이 해야 할 소명까지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행함에 앞서 하나님을 사랑함을 잃지 않게 하시고, 또 기도의 헌신이 있게 하시며, 매사를 주의 은혜의 인도하심에 맡길 수 있게 도와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