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약속을 주신다. 그리스도인은 행하는 일마다 언제나 하나님의 약속을 힘으로 삼는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약속을 잊고 살 때가 있다. 아니, 약속을 받았어도, 그것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기보다 다른 수단들을 이용해서 일을 빨리 이루려고 애쓸 때가 많다. 하지만 매번 실패한다.

아브람은 오래전에 하나님으로부터 커다란 약속을 받았다(창 12:1-3). 아브람이 받은 약속만큼 큰 약속을 받은 사람이 또 있을까? 그는 큰 민족의 조상이 되고, 복의 근원이 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 하지만 그 약속은 이미 75세나 된 아브람에게 좀처럼 이루어 질 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하나님은 다시 아브람에게 나타나셨다. 아브람은 이렇게 말한다, “주께서 내게 씨를 아니 주셨으니 내 집에서 길리운 자가 나의 후사가 될 것이니이다”(창 15:3). 그러나 하나님의 약속은 변함없이 동일했다, “그 사람은 너의 후사가 아니라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후사가 되리라”(창 15:4). 그러시면서 하나님은 재차 이전의 약속을 확인해 주셨다, “하늘을 우러러 뭇별을 셀 수 있나 보라…… 네 자손이 이와 같으리라”(창 15:5).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여종 하갈은 자기가 아기를 가진 것을 알고, 여주인 사래를 멸시했다(4절). 사래는 하갈을 학대했고, 여종은 사래로부터 도망을 쳤다(6절). 이러한 하갈을 하나님은 만나주셨고, 그에게 다시 사래에게로 돌아가라고 명령하셨다(9절). 그런 후에 그에게 약속을 주셨다(10절). 하나님은 하갈을 위로하는 차원을 넘어서 현실을 직시하는 길로 인도하셨다.

약속을 받은 자는 현실을 직시해야만 한다. ‘현실 직시’는 ‘현실적이 되는 것’과 다르다. ‘현실적이 되는 것’은 ‘현실적인 방법들’을 동원해서 원치 않는 상황을 벗어나려고 애쓰는 것이지만, ‘현실 직시’는 삶의 환경을 탓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면서 주어진 삶을 진행시켜 나가는 것이다. 아브람도, 사래도 ‘현실 직시’를 하지 못해서 실수를 범했다.

사래는 여종을 통해 ‘한꺼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 했으나, 이스마엘을 얻은 기쁨도 잠깐, 그를 내쫓아 버렸고, 이뤄진 것은 아무 것도 없이 다시 자기 현실로 돌아오고 말았다. 많은 시간이 다시 흘렀다. 어느 날 사래는 자기 뱃속에서 아기를 느꼈다. 사래는 스스로 비현실이라고 여겼던 하나님의 약속이 얼마나 ‘참 현실’인지 경탄했다.

하나님이 약속을 주시는 이유는, ‘현실이라는 연단’을 거쳐 우리를 ‘참된 우리’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하나님의 약속은, 우리를 정욕에서 벗어나서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도록 이끌어 가기 위해서 주어진다(벧후 1:4). 아브람은 이삭에 대한 약속이 성취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님이 만들어 가길 원하시는 모습으로 바뀌어 갔다(창 22:16-18). 하나님은 우리들도 모든 현실의 어려움들을 통과하면서 하나님의 약속을 품고 인내하며 살아가길 원하시고, 마침내 그 약속이 성취됨과 동시에 ‘변화된 우리 자신’을 우리 눈으로 보길 원하신다.

하나님의 약속은 크고, 멀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비현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반대이다. 약속이 크고, 멀기 때문에 하나님의 약속은 다른 모든 작은 일들을 다 이끌고 가면서 끝내 모든 일들의 결말을 보여주는 ‘참 현실’이 된다. 그래서 하나님의 크신 약속은 사람의 빠른 지혜로 속히 이루어지기보다 모든 일상생활을 진행시키면서 완전하게 이루어진다.

더 생각해 볼 구절

창세기 3장에는 사람의 처음 죄가 기록되어 있다. 창세기 1장 26-27절에서 보듯이 하나님이 사람에게 주신 약속은 차원이 크고, 2장 17절의 명령은 하루만 지켜져서 되는 것이 아니었고, 매일같이 지켜져야 했다. 하지만 사람은 죄를 범했다. 그 때 그들의 마음을 다스렸던 원리는 무엇이었나? (3절) 그들은 누구의 말에 더 귀를 기울였나? (12, 1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