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죄

성경은 회개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죄의 경우들을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번 비췸을 얻고 하늘의 은사를 맛보고 성령에 참예한 바가 되고 하나님의 선한 말씀과 내세의 능력을 맛보고 타락한 자들은 하나님이 회개의 기회를 다시 주시지 않는다고 했다(히 5:4-6). 행음과 망령됨도 이 범주에 속한다(히 12:16-17). 행음은 육체로 음란을 행하는 것만 아니라 더 넓게는 우상숭배를 말한다. 하나님의 신부가 다른 우상을 따르는 것이 행음이다. 형상 앞에 절하는 것만 우상숭배라고 생각하지 말라. 탐심을 품으면 우상숭배이다(골 3:5). 땅에서 사치하고 방종하며 마음을 살찌우고 남을 갈취하여 말세에 재물을 쌓는 부자들은 탐욕의 선봉자들이다. 하나님은 이들에게 회개를 촉구하시기보다 앞으로 임할 고생으로 말미암아 미리 우는 연습이나 해두라고 하신다(약 5:1-6). 자기를 위하여 돈을 쌓고 많은 돈을 남기고 죽는 것은 그 사람을 칭송할 업적이 아니라 그가 받을 저주의 증거이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재물을 얻을 능력을 주시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재물을 쓰라는 것이지 쌓으라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사람은 미래의 필요를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저축을 정당화 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의 마음과 의도를 아신다.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자기 인생의 보장을 얻기 위하여 돈을 모으는 것이면 아무리 좋은 이유를 갖다 대어도 돈을 우상으로 모시고 있는 것이다. 요셉이 무작정 저축했는가? 그에게는 하나님의 계시가 있었고, 그에 따른 목적이 있었다.

탐욕의 표시들

더 구체적으로 탐욕자들, 곧 우상숭배자들이 누구인지 그 표시들을 보자. 탐욕을 품은 사람 본인은 살찌는데 주변의 환경은 메말라간다(3절a). 그들의 밭에서 추수한 품꾼에게 주지 않은 삯이 소리를 지르고, 그 추수한 자들도 운다(약 5:4). 이들이 항변을 해 보지만 탐욕자는 그들의 입을 틀어막고, 심하게는 죽인다. 피해를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무서워서 대항하지 못한다. 한 사람의 탐욕 때문에 망한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탐욕자는 언제나 돈을 사람보다 우선에 둔다. 주변 사람들은 그에게 손가락질을 한다. 그런데도 탐욕자 자신은 수치를 알지 못하고 뻔뻔스럽다. “그럴지라도 네가 창녀의 낯을 가졌으므로 수치를 알지 못하느니라”(3절). 그는 부자로 사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이 행동한다. 돈 쌓는 것이 어떠냐는 식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멸시의 눈으로 바라본다. 사람들에게 이질감을 느끼게 만들면서 자기가 남들과 다른 계층에서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러다가 환경이 나빠지고 주변이 자기를 조여 오는 일이라도 생기면 하나님이 아쉽다. 뭔가 자기 안에 죄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그 나름대로 회개라는 것을 해 보는데 이를 통해 하나님의 성품을 이용하여 하나님을 조정하려 든다. 말로만 “나의 아버지여 아버지는 나의 소시의 애호자시오니 노를 한 없이 계속하시겠으며 끝까지 두시겠나이까”(4절)라고 할 뿐이고 자기가 살아온 생활 방식은 바꾸는 법이 없고, 욕심만은 절대로 버리지 않는다. “보라 네가 이같이 말하여도 악을 행하여 네 욕심을 이루었느니라”(5절).

하나님의 인내를 이용하여 악을 더 행함

하나님은 탐욕자의 잘못을 당장 심판하시기보다 그의 빈 말이라도 믿어주시고 지켜보시는 기간을 가지신다(7절). 하나님이 회개의 기간을 주실 때에는 아무 일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아무런 가시적 형벌이 없다는 것 때문에 악인은 악을 행하기에 더 담대해진다. 진정으로 하나님께 돌이키기보다 자기가 잠시라도 하나님을 찾아가 도움을 구했다는 사실로 하나님이 자기의 회개를 받으셨다고 스스로 확신한다. 하나님의 용서가 있었는지 아닌지는 문제되지 않는다. 하나님은 무조건 자기를 받아주셔야 하고, 그것이 하나님이 당연히 하실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스라엘의 오만한 태도는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불렀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다루신 모습을 유다가 가만히 지켜보았다. 유다는 무엇을 보고 배웠을까?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본 유다는 오래 참아주시는 하나님과 엄중한 하나님의 심판을 보고 배웠어야 했다. 유다는 이스라엘과 같은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지 말아야 했다. 그런데 유다도 이스라엘과 똑같이 행음했다. 바보가 아닌 이상 북이스라엘의 멸망을 보고 어떻게 똑같은 죄를 범할 수 있을까 싶지만 그 때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이런 우매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하나님을 보는 눈이 없다

죄를 짓는 사람들은 급할 때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하나님의 도움을 구한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자기 자신과 자기 형편 밖에는 다른 것을 볼 안목이 없다. 그들은 어떤 일에서도 하나님을 못 본다. 세상에게 물어보라. 6.25가 왜 일어났는지, 북극의 얼음이 왜 녹는지, 북이스라엘이 왜 망했는지, 사업이 왜 안 되는지? 그들의 답은 김일성 때문에, 지구 온난화 때문에, 앗수르 때문에, 자금이 안 돌기 때문에이다. 절대로 그 일들에서 하나님을 볼 눈이 없다.

유다는 북이스라엘의 죄와 그로 인한 하나님의 심판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았지만 그들이 관찰한 것은 북이스라엘의 죄가 아니라 외교정치 실패였고, 하나님이 치시는 손 길이 아니라 강대국 앗수르의 막강한 권세였다. 유다는 자기들만큼은 외교정치에서 실패하지 말고 성공해야겠다고 다짐했고, 그래서 강대국에게 먹히지 않을 수 있는 길을 다각도로 모색하면서 이방 나라들을 찾아다니며 행음했다. 그들의 사고 논리에는 하나님이 없었다.

하나님은 처음 징계를 당한 북이스라엘이 유다에 비하면 의롭다고까지 하셨다. 북이스라엘이 의로워서 의롭다고 하신 것이 아니라 유다의 죄가 북이스라엘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악했기 때문이다. 북이스라엘이 본인들의 죄로 멸망을 당했다면 유다는 선례를 보고서도 돌이키지 않고 한층 더한 죄를 범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산 것이다. 성경에 가득차 있는 선례들을 가진 우리는 어떠한가? 그 선례들을 지켜 본 우리는 무엇을 배웠나? 현실을 대처하는 우리의 태도는 그 선례들을 통해서 어떻게 바뀌었나? 우리의 논리에는 언제나 하나님이 계시나?

네 죄를 자복하라

하나님은 이미 망해버린 북이스라엘을 항햐여 죄를 자복하라고 하신다(12-14절). 아니 왜 망한 나라를 향해서......? 심판을 당한 사람들에게 다시 회개의 기회를 주시는 것인가? 가나안 땅을 악평한 사람들과 그들의 세대가 다 죽기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을 사십 년이나 광야에 머물게 하셨던 하나님이 아니신가? 그런데 지금은 하나님이 달라지셨나?

하지만 이런 것을 생각해 보라. 죄악을 범한 세대도 있었지만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야 할 어린 세대들도 그들과 함께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형벌을 받은 세대가 있었는가 하면, 그들이 받은 형벌로 인하여 형벌의 시대를 같이 살아가야 하는 자녀 세대도 있었다. 아버지의 외도로 가정이 풍지박산이 나서 가족들이 과거의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야 하지만 남은 가족들에게는 회복의 메시지가 전해져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작정하시고 끝내신 것은 이미 끝난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심판 속에 묻혀 함께 고통을 겪는 하나님의 남은 백성을 한 사람도 잃지 않으시고 빼내신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아시고, 그들은 언제나 소수이다(14절).

하나님 백성의 두 가지 표시

하나님은 그들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것을 두 가지 표시로 확인해 주신다. 첫째는 하나님이 목자들을 그들에게 주셔서 그들을 지혜와 명철로 가르치시는 것이다(15절). 하나님의 백성이 있는 곳에는 하나님을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있다. 둘째는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의 민족이 아니고, 열방이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것이다. 언약궤를 말하던 유대인들을 더 이상 없고, 사람들이 사방에서 나와 하나님 나라로 향하는 것이 하나님이 회복하시는 백성이 가지는 표시이다(16절).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는 일과 열방이 하나님 나라를 향해 진행하는 것, 이 둘 중에 하나가 빠져있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말할 수 없다.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땅의 탐욕을 벗어나 하늘의 기업을 향해 진행하는 모습을 가지게 된 것은 사람이 하나님께 돌아갈 기회를 만들어내어서 이렇게 된 것이 아니다. 지금이 은혜 받을 만한 때이며, 지금이 구원의 때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께로 나올 길을 열어주셨기 때문이다. 이런 기회를 물리치고, 자기가 언제든지 원하면 하나님께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나님이 부르시는 소리를 멀리하고 있다면 두려워하라. 은혜와 구원은 하나님의 주권이지 사람의 선택이 아니다. 예수님을 믿을 때를 스스로 정해놓고 자기 인생부터 살려는 사람은 자기가 정한 구원의 때에 이르기도 전에 흙으로 돌아가고 영원한 어둠과 지옥에 처해지는 비극을 맞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하나님 아버지, 복음으로 저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하나님의 은혜와 예수님을 아는 지식으로 점점 자라나서 하나님을 더 가까이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저를 가르치시고, 제 마음을 아버지의 나라로 향하게 해 주시는 아버지..., 제가 아버지의 말씀을 배울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에게 지혜와 명철을 가르치는 목자의 책임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아버지의 나라에 이르기까지 항상 하나님의 은혜와 지식으로 저를 인도해 주시길 기도드립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