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는 만물의 이치를 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창조(=땅과 세계)와 그 경영(=충만한 것과 그 중에 거하는 자)은 하나님의 것이다(1-2절). 우리가 잘 아는 요한복음 3장 16절도 이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보내셨으니...’. 독생자를 보내시기까지 세상을 사랑하신 그 하나님의 사랑은 ‘무작위의 사랑’이 아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사랑하신 ‘세상’은 무특정 다수의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세상’은 당신이 창조하신 만물과 그 가운데 있는 당신의 백성이다. 하나님은 독생자를 보내시면서(=당신 자신을 나타내시면서) 당신의 세상과 당신의 백성에 대한 창조자의 주권과 경영을 선포하신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은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요구이다.

하나님의 세상을 사는 자가 되라

하나님의 창조와 경영을 본 사람은 인간 세상의 질서에서 나와서 하나님의 세상을 사는 자가 되어야 한다: ‘여호와의 산에 오를 자 누구며 그 거룩한 곳에 설 자가 누군고’(3절). 여호와의 산과 그 거룩한 곳은 어떤 구체적인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세상을 비유한 말이다. 그곳에 오른다는 것은 ‘하나님의 향해 사는 삶’, ‘하나님을 맞이하는 삶’, ‘하나님의 나라를 먼저 구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소망하는 삶’을 말하며, 그곳에 선다는 것은 삶을 창조자의 경영에 맡기고 창조자의 뜻을 익히면서 영원히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의 삶으로 견고히 세워진다는 말이다. 과연 누가 그런 자이겠는가?

하나님의 창조와 경영을 따라 사는 자는 누구인가

그는 손이 깨끗한 자이다(4a절). 손이 깨끗하다는 것은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고, 숨길 것이 없는 정도의 삶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더 나아가 창조자가 맡기신 일을 하는, 사명이 있는 삶을 말한다. 그는 또한 마음이 청결한 자이다(4b절). 마태복음 5장 8절은 마음이 청결한 자가 하나님을 본다고 했다. 이로 보건대 마음이 청결한 것은 착하다든지 마음을 비웠다든지 하는 그런 의미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잠언 8장 17절에는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고 했는데 청결한 마음은 主 볼 것을 간절히 기다리어 결국 그 얼굴을 보는 마음을 말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림을 기다리고, 부활을 소망하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은 뜻을 허탄한 데 두지 않는다(4c절). 생각을 창조자의 뜻과 경영에 모으고, 기도에 몰입하여산다(시 25:1). 하나님 한 분만을 신뢰하며 사는 것이다. 또한 그는 거짓 맹세치 않는다(4d절). 사람은 자기 유익을 따를 때에 거짓 맹세를 한다. 그러나 거짓 맹세를 하지 않는 사람은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하나님 앞에서 정직할 줄 아는 자이다.

이러한 삶을 사는 것은 개인의 분투에 머무를 수 없다. 우리는 ‘공통의 삶의 모양을 보일 수 있는 세대(generation)’가 되어야 한다: ‘이는 여호와를 찾는 족속(generation)이요’(6절). 우리는 개인의 신앙만을 전수하고 말 것이 아니라 ‘여호와를 찾는 세대’를 물려줄 수 있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언약의 백성된 부모들의 사명이며, 교회의 사명이다. 이러한 세대를 일컬어 ‘야곱의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자’(6b절)라고 했다. 다른 믿음의 조상들도 많은데 하필이면 왜 ‘야곱의 하나님’일까? 야곱의 하나님은 인생의 여정에서 의지할 것이 없고 아무 것도 붙들 것이 없는 때에 당신과 씨름할 수 있도록 자신을 내어 주시며,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은 하나님이시다.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에 ‘아무개야 뭔가 붙들고 싶으냐, 내가 여기 있으니 나를 붙들고 실컷 울고, 실컷 요구해 보아라’고 당신을 내어 주시면서 인간의 씨름 상대가 되어주신 은혜의 하나님이 바로 야곱의 하나님이시다. 그 하나님을 소유한 자는 이제 세상이 갖지 못한 힘을 소유하게 된다.

그리스도인의 힘

하나님께로 시선을 모으고, 하나님의 경영하시는 세상을 살면서 우리가 가지는 힘은 닫힌 문을 향해 함성을 발하며, 그것을 여는 권세이다: ‘문들아 너희 머리를 들찌어다 영원한 문들아 들릴찌어다 영광의 왕이 들어가시리로다.’ ‘영원한 문들’(7절)은 고대의 문들(ancient doors)이다. 고대로부터 열리지 않은 문들이다. 하나님 앞에서 버티고 서있는 성벽과 같은 세력들이다(고후 10:4). 누구나 인생을 두 번 사는 사람이 없고, 펼쳐지는 하루하루가 모두 새로운 체험이기 때문에, 개인의 삶에서 고대의 문들은 시대적으로 오랜 문들이기보다 남들에겐 이미 열린 문이어도 나에겐 아직 열리지 않은 채 남아있는 문들을 의미할 수 있다. 우리는 그 문들을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과 능력으로 여는 권세를 가지고서 ‘여호와 하나님’을 앞세우며 열리라고 외칠 수 있는 힘을 가진 자이다. 문들은 물어볼 것이다: ‘영광의 왕이 뉘시뇨?’ 우리는 그 질문에 엄위한 목소리로 답할 수 있다: ‘강하고 능한 여호와시요 전쟁에 능한 여호와시로다’(8절). 하나님의 능력을 앞세우며, 또한 하나님의 심판의 경고를 앞세우면서 우리는 당당하게 고대의 문들, 우리 앞에 버티며 있는 문들을 열 수 있다. 우리는 풀리지 않은 모든 문제들, 앞에 놓여있는 닫혀 있는 진로들을 하나님의 권세로 풀어가야 한다.

메시지를 닫으며...

우리는 예수님께서 세상을 보신 관점으로 매번 우리의 시야를 바로 잡아야 한다. 우리의 입에도 예수님의 고백이 언제든 나올 수 있어야 한다: ‘옳소이다 이렇게 된 것이 아버지의 뜻이니이다.’ 세상은 하나님의 주권과 질서로 풀리게 되어 있다. 아니, 반드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영광의 왕이신 하나님을 앞세워서’ 우리 앞에 아직 열리지 않은 채 있는 문들을 하나씩 열어가는 것이 인생의 승리의 비밀을 아는 지혜인 것이다. 분석과 격리의 세상 습관을 버리고 그 지혜로써 창조 세계와 그 질서를 하나님께 회복해 드리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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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 계시고, 또한 능력과 위풍과 엄위하심으로 저와 동행하여 주시기에 저는 세상 무엇을 향하여서도 권세 있고 담대하게 선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진행하시는 길은 어떤 것도 막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만이 하나님 앞에서 열릴 수밖에 없는 문들이 열리는 것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길이며, 하나님의 영광을 더불어서 누리는 길임을 고백합니다. 주님, 제 앞에 아직 열리지 않은 많은 일들을 하나님의 권세로 열어가고 풀어가길 원합니다. 그러기 위하여 매사에 하나님의 창조의 능력과 경영의 능력을 인정할 수 있게 하시고, 그 안에서 모든 세상 질서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리고 모든 것이 다 아버지의 뜻임을 고백하는 모습이 제 삶에 변함없는 결론이 될 수 있게 해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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